두 시간의 미팅에서 고객이 단 한 번 '사실 우리가 제일 걱정하는 건 납기예요'라고 흘렸다. 메모에는 없었지만 녹음에는 남았다. 다음 제안서 첫 줄을 '납기 보장'으로 시작하자 고객의 눈빛이 바뀐다. '우리 얘길 제대로 들었네요.' 경쟁사는 가격을 말할 때 나는 고객의 진짜 고민을 말했다. 들은 것이 아니라, 기억한 것이 이긴다.

영업의 절반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은 70퍼센트를 하루 만에 잃는다. 녹음기는 그 손실을 0으로 만든다. 대화에 온전히 집중하면서도 단 한 문장도 흘리지 않는 것, 그것이 고객이 느끼는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의 정체다.
전화가 오면 끊기고, 회의실 끝자리 목소리는 뭉개진다. 전용 녹음기는 노이즈를 걸러 멀리 앉은 결정권자의 한 마디까지 또렷이 잡는다. 결정적 순간에 '안 들려요'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디테일을 다루는 도구는 따로 있어야 한다.
기억에만 의존한 그 미팅에서 이미 놓친 한 마디가 있을 것이다. 다음 미팅은 다르게 끝내야 한다. 준비는 미팅이 시작되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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