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 고객이 '지금 견적서 보내주면 오늘 결재 올릴게요'라고 한다. 노트북 배터리는 8퍼센트. 카페 콘센트 자리는 만석이다. 가방에서 PD 보조배터리를 꺼내 연결하자 노트북이 빠르게 충전되며 살아난다. 5분 만에 견적을 보내고 그날 결재가 떨어졌다. 방전됐다면 내일로 밀렸고, 내일이면 마음이 식었을 것이다. 전력이 계약을 살렸다.

아무리 좋은 장비도 꺼지면 0이다. 영업의 결정적 순간은 종일 일정의 끝, 배터리가 바닥날 무렵에 온다. 대용량 PD는 노트북과 폰을 동시에 살려 '언제든 가동'을 보장한다. 이것은 충전기가 아니라 하루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지속력이다.
폰만 충전한다면 작은 것도 된다. 하지만 노트북까지 살리려면 출력과 용량이 받쳐줘야 한다. 결정적 순간 노트북을 못 살리는 보조배터리는 무게만 더할 뿐이다. 진짜 필요한 건 폰 한 칸이 아니라 하루를 끝까지 버티는 전력이다.
전력은 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바닥난다. 다음 외근에서 그 경고창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면 지금 대비해야 한다. 방전 후엔 어떤 장비도 도와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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