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자리,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건넬 차례. A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끝이 접힌 명함 한 장을 꺼냈다. B는 결이 살아있는 가죽 케이스를 열어 빳빳한 명함을 건넸다. 두 사람의 제안 내용은 비슷했다. 그러나 고객의 무의식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었다. 사람은 보기 전에 먼저 느낀다. 그 0.5초는 되돌릴 수 없다.

대부분은 명함지갑을 '명함을 담는 곳'으로 본다. 틀렸다. 명함지갑은 당신이 자신을 어떻게 다루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무대다. 자기 명함조차 함부로 다루지 않는 사람이라는 신호, 그것이 계약 전에 먼저 도착한다.
명함의 내용은 같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당신의 손에서 나오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내용은 머리로 읽히지만 태도는 몸으로 먼저 읽힌다. 고객은 당신의 직함을 기억하기 전에, 당신이 자신을 다루던 손끝을 기억한다.
다음 미팅은 이미 잡혀 있다. 그 자리에서 당신은 또 같은 명함을, 같은 방식으로 꺼낼 것인가. 인상을 바꿀 기회는 만남 전에만 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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